코스피 두달만에 2000선 회복…V자 반등세 이어가나

개인 매수세에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 개선
동학개미들 유가증권시장서 16조3000억 순매수…상승 견인
기업 실적 개선 및 미·중 무역 분쟁 해소돼야 추가 상승 가능

코스피가 두달 만에 2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미·중 분쟁, 국내 수출 부진 등은 코스피 2000선 안착에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가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들의 매수세에다 각국의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이 증시 급반등에 도움이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위해선 기업 실적 개선,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불안감 해소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오후 1시16분 기준 코스피는 2.23포인트(0.11%) 오른 2032.18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88포인트(-0.09%) 내린 2027.90로 출발했지만 개인이 3729억을 순매수하며 코스피를 끌어 올리고 있다.

 

◆ ‘동학개미’ 매수의 힘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는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동학 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앞서 코스피가 2000선을 내주고 추락한 3월 9일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6조27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8조5350억원, 기관이 5970억원 가량을 각각 순매도한 데 비춰보면 사실상 개인 투자자들이 이 기간 주가지수를 지탱한 셈이다. 코스닥 상승세도 2조5513억원을 순매수한 개인투자자가 이끌었다.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도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둔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약 43조8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27조3384억원)과 비교했을 때 60% 급증한 수준이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에서 개인의 투자패턴을 봤을 때 ETF, 해외투자, 레버리지 등을 활용한 매매 방식 등은 과거에 비해 발전적이고 효율적으로 한국 증시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언택트·바이오株 코스피 상승 주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대장주들과 ‘바이오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으로, 올들어 카카오 주가는 60% 넘게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 주가가 12만원선까지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두 달 사이 두배나 오른 셈이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27일 카카오 주가는 12만2000원, 시총은 10조1750억원으로 시총 순위는 30위에 불과했다. 1년 만에 22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네이버 주가도 지난 한 달간 22% 급등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시총 4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4158억원, 98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101.1%, 38.4% 늘어난 수치다.

 

바이오기업들 중에선 ‘씨젠’이 올해 초 시가총액 220위였다가 69위로 151계단이나 뛰었다. 알티오젠은 195위에서 72위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소식에 시가총액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시총 톱10 종목 중 LG생활건강을 제외하면 IT(반도체+플랫폼),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 성장 산업으로 이뤄졌다”며 “비대면을 필두로 한 비즈니스 디지털화는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꿀 것이며 올해 승기를 잡은 종목이 향후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코스피가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1%대 상승세를 이어가며 두달 반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8포인트(1.76%) 오른 2,029.78로 마감했다.

 

◆ 미중갈등·국내수출 부진 등은 변수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미·중 무역 마찰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지수의 상승 전환을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월 1단계 무역 합의를 통해 일시 ‘휴전’에 들어간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거칠게 충돌하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고 나서면서 양국의 갈등은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수출 부진 역시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기업의 특성상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수출 회복이 필수적인데,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앞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 물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6% 줄면서 2009년 1월(-26.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막연히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계속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코스피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 위해선 국내 수출 증가 추세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기 위해선 미·중 무역 마찰의 완화가 필요하다”며 “주식시장은 미·중 마찰의 범위를 확인하고 반응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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