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데 재밌네”…숏폼 콘텐츠 대세로 ‘부상’

모바일 사용 급격히 늘어나면서 10분 미만 동영상 시대 본격화
Z·밀레니얼 세대 ‘취향저격’…국내 플랫폼 회사 제작 경쟁 ‘치열’

지난달 24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3분 내외의 숏폼 한국어 학습 콘텐츠 ‘런 코리안 위드 BTS’를 선보였다. 이미지=연합뉴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4일 팬 커뮤니티에 한국어 학습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실제 자주 쓰는 표현으로 구성된 해당 콘텐츠의 분량은 회당 3분 내외다.

 

 ‘파격적인 시도’로 불렸던 tvN 나영석 PD의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에 간 세끼(아간세)’와 ‘라끼남’ 역시 5~6분이라는 짧은 분량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모바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면서 10분 미만의 ‘숏폼(short-form)’ 콘텐츠 시대가 본격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OTT(Over the top; 인터넷 TV), 온라인 플랫폼 등의 저변 확대와 함께 Z세대가 새로운 콘텐츠 소비의 주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현재 20대 초중반인 이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를 함께 경험하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디지털 네이티브(Native; 원주민)’ 세대로 불린다.

 

 Z세대의 이런 특징은 TV·PC에서 모바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바뀐 콘텐츠 소비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 서비스는 장소와 시간 제약을 없앴다. 정해진 시간에 시청해야 했던 TV와 달리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때 골라볼 수 있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성인의 하루 모바일 이용 시간은 3시간 43분으로, 처음 TV 시청 시간을 넘어섰다.

 

JTBC(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웹예능 ‘워크맨’. 이미지=워크맨 유튜브 캡처

 

 ‘숏폼’은 바로 이 모바일 시청에 보다 적합한 콘텐츠라는 분석이다. TV처럼 대형 디스플레이에선 60분 이상의 콘텐츠가 소비됐지만 모바일에서는 짧고, 빠른 화면 전환이 인기다.

 

 숏폼 콘텐츠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외 플랫폼들의 투자도 늘고 있다. 미국의 SNS 서비스 업체인 스냅(Snap)은 가입자수 증가 및 트래픽 증가를 위해 지난해부터 10분 내외의 오리지널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유튜브는 짧은 동영상 서비스 앱인 ‘쇼츠(Shorts)’를 연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SNS 플랫폼도 숏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또한 모바일 사용이 급증하며, 숏폼 비디오와 VOD·OTT 애플리케이션 이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틱톡(Tiktok)의 월간 앱 내 결제금액은 작년 6월 기준 1000만 달러를 상회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바일 전용 OTT 플랫폼도 등장했다. 지난 6일 미국에서 출시된 퀴비(Quibi)는 영화, 예능, 다큐, 뉴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10분 이내의 콘텐츠로 제공한다. 드림웍스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이 설립을 주도하면서 관심을 모았으며, 출시 이전에 이미 디즈니, 소니, MGM,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국내 플랫폼 회사들도 숏폼 콘텐츠 제작 및 저변 확대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는 영화 제작사 인수를 통해 제작 역랑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상반기 안에 숏폼 콘텐츠 영상 플랫폼인 ‘톡TV’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도 숏폼 콘텐츠 전문 제작사 ‘72초TV’에 투자하는 등 콘텐츠 제휴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숏폼에 대한 단순 소비를 넘어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니즈를 겨냥해 오는 10일 숏폼 동영상 에디터인 ‘블로그 모먼트’를 출시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동영상 편집 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방송사에서도 숏폼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다. CJ ENM은 15분짜리 숏폼 6개를 합쳐놓은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방송 중이다.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도 웹예능 ‘워크맨’, ‘와썹맨’ 등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조태나 흥국증권 연구원은 “향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한 디지털 영상 시장의 폭발적 확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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