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산업 지형도(하)] 원격의료·홈트레이닝 뜬다

코로나로 날개 단 ‘디지털 의료’…세계 각지 원격의료 활용 박차
코로나19가 불러온 ‘집콕’…홈트레이닝 열풍·가정용 운동기구 불티

세계 각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원격 의료서비스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김민지·정희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의료 체계는 물론 건강관리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의료 체계는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서 ‘비대면’ 디지털 형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감염병 확산 같은 위기 상황에선 방역과 예방 활동을 개인과 전자기기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일 강조됨에 따라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홈트레이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홈트는 홈트레이닝의 약자로, 요가 링, 아령, 폼 롤러등의 기구로 집에서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향후 의료 시장의 ‘디지털화’와 ‘홈트 열풍’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원격의료 시스템이 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각국에선 원격 의료서비스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체 의료 서비스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원격의료 진료서비스를 시행 중인 곳은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이 대표적이다. 전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오는 2021년까지 약 50조4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1990년대 원격진료를 가장 먼저 도입한 미국은 지난 5년간 연평균 34.7%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메디케어’를 통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5억 달러(약 6150억원)를 코로나19 대응 예산으로 책정했다. 메디케어(Medicare)란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인의료보험제도다. 사회보장세를 20년 이상 납부한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 연방정부가 의료비의 50%를 지원한다.

 

유럽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원격진료를 허용한 프랑스는 2018년 노인복지시설과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원격진단장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2018년 5월 독일 의사회에서 원격진료 금지를 폐지한 이후 원격의료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4년 국무원이 발표한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추진에 관한 의견’을 계기로 ‘온라인 병원’이 생겨나면서 중국 내 원격의료가 시작됐다. 중국의 인공지능(AI) 로봇 샤오이는 중국 의사자격시험에 합격해 전국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진료 안내를 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5년부터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해 로봇을 활용한 원격수술까지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정부는 지난 2월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환자의 의료기관 유입과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국내 5대 대형병원 중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 일반 환자에 한해서만 원격의료를 서비스 중이다. 

 

박승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적 변화 추세에 맞춰 우리도 스마트 의료시장을 육성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신산업, 신시장 개척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홈짐’ ‘홈트레이닝’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트레이너도 ‘온라인’에서 만나요…홈트레이닝 분위기 ‘호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유튜브를 보며 집에서 스스로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족’이 늘고 있다. 거실 한 켠이나 방을 헬스장처럼 꾸미는 경우도 늘고 있다.

 

홈트 관련 산업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본래 운동용품의 경우 여름이 다가오기 직전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지만, ‘홈트족’이 늘어나며 매출이 증가세다. 실내 운동기구 구매율이 상승하는 것은 집안에 ‘홈짐’을 구축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휠라가 최근 '휠라 스튜디오'를 통해 레깅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휠라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1분기(1~3월) 홈트레이닝 용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대부분 뛰었다. 트위스트 운동기구(113%), 에어보드(68%), 아령(29%), 덤벨·바벨(28%), 헬스기구(13%) 순이다. 

 

비대면 체력관리가 부상하며 기존 헬스트레이너들도 ‘비대면 체력관리’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유튜브에 운동영상을 올릴 뿐 아니라, ‘온라인 PT’ 등 스마트폰 등으로 다이어트나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를 시행하는 게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1대1 트레이닝에 나서더라도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트레이너를 만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온라인으로 식단을 점검하고, 운동을 점검하거나, 그날의 ‘건강 미션’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 트레이닝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너들은 자신의 건강관리법을 SNS에 상세히 기술하고, 자신이 관리할 수 있는 선에서 회원을 모집해 온라인 코칭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홈트문화가 자리잡으며 건강관리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운동량이 줄어들면 몸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근력이 손실되며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홍준 연세건우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근육 손실은 어지간한 질병보다 위험한데, 고혈압·당뇨병이 없더라도 근감소증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76%나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 장수의 열쇠는 근육량에 달려 있는 만큼, 집에서 간단하게 운동하는 ‘홈트’ 열풍은  건강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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