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길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이 대구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 위치한 중견 개발사 엔젤게임즈가 역량을 입증하면서 희망 전도사로 부상하고 있다.
2020년 첫 주자로 선보인 ‘프로젝트 랜타디’가 최근 스팀(Steam) 얼리엑세스 버전(정식 발매 전이지만 비용을 지불한 뒤 구매해서 베타 버전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나오자마자 국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시판 당일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하면서 스팀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스팀은 세계 최대 게임 콘텐츠 집산지인 밸브의 서비스 플랫폼이다. 정식 버전은 ‘연내’ 출시 예정이다.

엔젤게임즈가 독자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 랜타디’는 멀티 대전 디펜스 게임이다. 전 세계에 전략형 게임 신드롬을 불러온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의 인기 유즈맵(팬들이 직접 만드는 형태) ‘랜덤타워디펜스’ IP(지식재산권)에 기초했다.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이름을 떨친 전 유명 프로게이머 이윤열이 2017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했다. 이윤열과 ‘스타그래프트’ 유즈맵 원작 에디터가 협업하고 있다. 지스타에서는 6명의 유저가 동시에 경쟁하는 프리폴올 방식의 개인 PVP 모드인 멀티대전으로 호평을 누렸다.
‘프로젝트 랜타디’는 쉽고 직관적인 룰인 랜덤타워디펜스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했다. 무작위로 건설되는 타워를 강화하고 방어하거나 다른 플레이어에게 몬스터를 보내 공격하면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치열한 전투를 다룬다. 여기에 랜덤성을 보완하는 시스템(미션, 골드몬스터 소환 등)을 추가해 전략성까지 높였다. 실력과 운의 절묘한 밸런스 재미를 살린 셈이다. 모바일과 PC 온라인, VR(가상현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로스 플레이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엔젤게임즈의 자체 서버엔진을 채택했다.

이번 얼리엑세스 버전은 6인 랭킹모드와 216인 토너먼트 모드, 2~6인 친선전, 싱글 연습 모드를 제공한다. 앞서 엔젤게임즈는 스팀에서 비공개 테스트(CBT)를 성황리에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게임이 재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프로젝트 랜타디’가 상큼하게 출발하면서 ‘데빌북’과 ‘프로젝트 아레나’, ‘프로젝트 펜디온’ 등 올 한해 뒤를 받칠 후속작에도 관심이 쏠린다. ‘데빌북’은 일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은 오픈월드형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다. 연필로 그린 고전 동화 같은 색다른 느낌의 2D 애니메이션과 볼수록 빠져드는 찰진 액션이 매력이다. 연필로 그려진 판타지 속에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영웅을 성장시키면서 광장에서 커뮤니티를 즐길 수 있다. ‘프로젝트 아레나’의 경우 언리얼 엔진4를 통한 고품질 전투 연출과 자유도 높은 조작의 손맛을 담은 액션 게임이다. 실시간 변화하는 전장 위에서 많은 유저들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한 판’을 만끽할 수 있다. 모바일과 PC 온라인에서 연계 플레이가 가능하다. ‘프로젝트 아레나’는 엔젤게임즈가 2019년 신설한 서울 스튜디오에서 손을 대고 있다.

‘프로젝트 펜디온’은 현재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로 완성되고 있다. 엔젤게임즈가 MMORPG 제작 경험이 풍부한 엔파니게임즈와 맞손을 잡았다. 오픈 필드에서 나만의 왕국을 세우고 다른 유저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경쟁·성장하는 게 골자다. 글로벌 공략을 염두에 둔 만큼 한국산 웰메이드 전략 게임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박지훈 엔젤게임즈 대표는 “구성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고 있는 게임들이 이제 출발선상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며 “참신하고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우리만의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