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악재에 ‘핀셋 지원’ 나서

저비용항공사에 3000억원 융자, 해운업계 600억원 경영자금 신설
정부, 앞서 2조원 규모 금융지원 방안 발표…금융위 800억원 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국내 내수에 큰 타격을 가져오면서 정부가 파급 영향 최소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7일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국내 내수에도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파급 영향 최소화를 위해 다시 한번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7일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은데 이어, 이번엔 산업전반에 걸친 ‘핀셋 지원’에 나선다.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항공∙해운∙관광∙외식 등에 4200억원대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필요에 따라 지원액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항공업계에 대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된 저비용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 긴급융자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운항을 중단하거나 노선을 감축하는 경우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도 최대 3개월간 유예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슬롯도 65회에서 70회로 확대된다.

 

 해운업계에 대해선 6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이 신설된다. 여객운송 중단 기간에는 항만시설 사용료와 여객터미널 임대료가 최대 100% 감면될 계획이다.

 

 선사 직원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를 활용해 인건비도 지원된다. 홍 부총리는 “중국 수리조선소 문제로 선박 수리가 지연된다면 선박검사 유효기간을 최대 3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타격이 큰 관광업과 관련해서는 특별융자가 도입된다. 홍 부총리는 “중소 관광업체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무담보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도입해 1% 저금리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 30억원인 일반융자도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앞당겨 지원할 것”이라며 “융자 상환도 신청한다면 오늘부터 1년을 유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숙박업체의 재산세 감면, 면세점 특허 수수료 1년 연장 및 분할 납부 등도 조치될 예정이며, 현재 3조원 한도인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 규모 역시 확대 검토 대상이다.

 

 외식업체 지원도 더해진다. 정부는 현재 100억원 규모인 외식업체 육성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금리도 0.5%포인트 인하하겠다 발표했다. 또한 관광지와 외식업체 방역 강화, 방역물품 추가 지원 등으로 방문 수요를 높이는 노력도 병행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여행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마스크를 쓴 관광객이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오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자금 지원책을 내놓은 까닭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인 모건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이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을 최소 0.8∼1.1%포인트(전년 동기 대비 기준)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역 규모가 크고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많아 홍콩, 대만 등과 함께 한국경제가 받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로나19에 따른 성장률 하락 충격이 1%포인트 안팎에 달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1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5억 8000만 달러에서 15억 3000만 달러로 3.2% 줄었다. 1월에 일평균 기준으로 4.8% 증가로 돌아서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내 부품기업 생산 중단에 따른 부품 재고 부족으로 현대차가 지난 4∼11일 공장별 순차적 휴업을, 쌍용차는 4∼12일 휴업에 들어간 영향으로 2월 제조업 생산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1월 24∼31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가 1년 전보다 하루 11% 꼴로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는 감소세가 더 확대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는 여행업, 호텔업, 면세점 등에 직격탄이 된다. 관광객 대상 음식점·카페 방문객이 감소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매출이 80%, 광장시장 매출은 50∼70% 줄어들었다.

 

 금융 지원과 함께 항공∙해운∙관광∙외식 부문의 정부 지원이 추가 시행됨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 완화에 효과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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