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 때 한은 금리인하…이번엔?

이주열 “지금은 경기 회복 국면…금리인하 신중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냉각되면서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처럼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17일 금융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경제에 사스 이상의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스 당시 세계 경제 성장률이 0.3~0.5%포인트 떨어졌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비중이 몇 배 더 확대돼서 충격도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스 당시 한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췄었다. 또 메르스 사태가 일어난 2015년에도 첫 확진자가 나온 다음달(6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중소 여행사들과 도·소매 자영업자들이 받은 타격으로 가뜩이나 침체 상태인 내수 경기가 얼어붙었다”며 “한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리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이 총재는 “2015년은 지금과 다르다”며 “2015년은 메르스 외에도 전반적으로 경제가 하강기였으나 지금은 회복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금리인하를 서두를 상황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지속기간이 얼마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면밀히 지켜보겠지만 (금리인하에)신중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과 함께 한 ‘거시금융경제회의’ 자리에서 밝힌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은행 지급준비금을 여유롭게 관리하는 등의 측면에서 대책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달은 금리동결로 넘어갈 듯 하다”는 예측이 힘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또 기준금리를 내리면 역대 최저인 1%로 가기 때문에 한은도 큰 부담을 느끼는 듯 하다”며 “이번달은 일단 금리를 동결한 뒤 추이를 지켜보면서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 총재는 “불안 심리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여행객 감소 등으로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서비스업과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 및 부품 조달의 애로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에 대한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융중개지원대출 등 대출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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