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안재성 기자]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130%까지 치솟으면서 올해 보험료가 10% 가까이 오를 전망이다.
다만 보험료 인상 대상은 ‘옛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에 한하고 ‘신 실손보험’은 거꾸로 1% 가량 인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실손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옛 실손보험 혹은 표준화 실손보험에서 신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걸 고려 중이다.
다만 신 실손보험은 옛 실손보험이나 표준화 실손보험에 비해 보험료는 낮지만 대신 보장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신의 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갈아타기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실손보험은 크게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옛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신 실손보험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이 중 옛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은 올해부터 보험료가 9% 이상 인상될 것이 확실시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워낙 심각해 본래 20% 이상은 올려야 한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인상률이 한 자릿수로 제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1% 가량 내릴 전망이다. 아직 신 실손보험 판매량이 적어 손해율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3396만건의 실손보험 계약 중 옛 실손보험이 1005만건, 표준화 실손보험이 2140만건을 차지했다. 전체 실손보험의 92.6%가 옛 실손보험 혹은 표준화 실손보험인 셈이다. 신 실손보험은 237만건(7.4%)에 그쳤다.
신 실손보험은 과거 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35%까지 낮아 ‘착한 실손’으로도 불린다. 특히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10% 할인해주는 등 소비자 부담 경감에 신경을 썼다.
그러나 신 실손보험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옛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높은 대신 신 실손보험보다 보장 면에서 훨씬 탄탄하다.
우선 옛 실손보험은 입원의료비를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해준다. 게다가 입원의료비와 통원의료비의 자기부담비율이 0%라 돈을 거의 쓰지 않고 마음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표준화 실손보험은 입원의료비 보장 한도가 5000만원이며 자기부담비율이 10%다. 신 실손보험의 보장 한도는 5000만원으로 표준화 실손보험과 같지만 자기부담비율이 20%다. 똑같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신 실손보험 가입자가 더 많은 의료비를 제출해야 하는 셈이다.
아울러 신 실손보험은 비급여 진료까지 한꺼번에 보장하는 옛·표준화 실손보험과 달리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분리돼 있다. 이를 보장받으려면 따로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특약에 가입해도 위 진료의 자기부담비율이 30%에 달한다. 예를 들어 12만원의 도수 치료를 받을 경우 옛 실손보험 가입자는 기본공제(5000원)를 제외한 11만5000원을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표준화 실손보험의 가입자는 보험사의 보장금액이 10만5000원으로 감소한다. 신 실손보험은 아예 8만4000원까지 떨어진다.
때문에 신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기를 하더라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옛 실손보험 가입자는 어지간하면 갈아타지 않기를 권한다”며 “자기부담비율이 0%라는, 이렇게 훌륭한 보장을 갖춘 보험은 앞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준화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는 나이에 따라 판단하는 게 좋을 듯 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20~30대 젊은층은 신 실손보험의 저렴한 보험료를 선택할 만 하다”며 “그러나 40대 이상은 앞으로 의료비가 지출될 일이 많으므로 갈아타지 않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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