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에쓰오일, 작년 4Q 실적 부진 불가피

SK이노, 2Q 이후 실적 악화 지속…에쓰오일, 화학시황 부진이 주요인
중동 리스크 장기화시 유가 급등· 석유제품 감소로 정유사에 부정적

사진=SK이노베이션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지난해 4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실적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큰 폭 하회할 전망이다. 정제마진의 개선 속도가 더딘데다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유가 변동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최소 11조원 후반대에서 12조4500억원대 사이로, 영업이익은 1060억원에서 2140억원으로 컨센서스인 4276억원보다 큰 폭 하회할 전망이다. 심지어 미래에셋대우는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을 517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도 1만5000원 내린 20만5000원으로 하향조정됐다.

 

작년 4분기 SK이노베이션의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6.3달러로 전 분기보다 1.2달러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효과가 지연되면서 작년 4분기 화학제품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도 대부분 낮아졌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2분기 이후 계속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유보다 가격이 더 낮은 벙커C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예상외로 장기간 하락세를 보인데다 유가가 요동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자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급제동이 걸렸다”며 “SK이노베이션의 작년 4분기 정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38.7% 줄어든 404억원으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도 작년 4분기 매출액이 6조3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8%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100억원대에서 최대 1800억원대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가능성도 보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2951억원보다 6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에쓰오일 역시 선박의 연료 전환 시기가 다소 늦어지며 예상보다 정제 마진 상승 시점이 지연된데다, 중국 산둥지역에 밀집한 민간 정유업체의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한 가동률 상승으로 화학 시황이 부진한 것이 실적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동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화학 시황 악화와 정제 마진 개선 지연, 예상보다 높은 산유국의 원유 공식 판매가격(OSP) 상승이 올해 실적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동 이슈 격화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사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두 정유사의 실적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두 업체의 1분기(1~3월) 실적이 지난해 4분기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해상 연료유 시장은 황산화물 0.5% 미만의 저유황중유(LSFO), 선박용 경유(MGO),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 중 저유황중유 수요 증가가 시장에 가장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미국과 이란의 대립으로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란 문제로 유가가 상승하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유가가 급등하면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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