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만간 인사·조직개편…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둘듯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해넘겨, 불확실성 내년까지 지속
"미래위해 더이상 늦출 수 없다"…인사 발표 시기 등 저울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장영일 기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길어지면서 임원 인사뿐 아니라 삼성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도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삼성은 예정된 인사 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내년 2~3월 이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파기환송심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4차 공판 기일이 내년 1월17일로 잡히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당장 연말 인사 시기가 예정보다 연기됐다. 삼성은 12월초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를 발표해왔다. 사장단 인사 뒤에는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주요 계열사 조직개편이 이어져왔다.

 

 사장단 인사가 밀리면서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모두 밀리게 됐다. 12월로 예정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에 개최되는 핵심 전략 회의다. 특히 12월에 열리는 하반기 회의는 인사와 조직개편 후 새로운 임원진들이 참석해 내년도 사업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2016년 초부터 올해까지 3년여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상황은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와 5세대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등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경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걸맞는 인사 및 조직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LG, SK 등은 신성장 동력을 위한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로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다.

 

 다행히 삼성전자는 이번주 인사 발표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에 대한 첫 선고가 예정됐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수 불확실성 속에서 틀을 흔드는 과감한 인사, 조직개편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처음 시행된 지난해 인사에서 삼성전자는 김기남 DS부문장 부회장,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고동진  IM부문장 사장을 유임시켰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다만 신성장동력인 5G, AI와 메모리 반도체 분야, 본격 개발에 돌입한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임원 승진 및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 쟁점이 남아 있어 삼성전자의 운신 폭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외부적인 이유로 경영에 차질을 빚는 것은 외부에 안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어 더 이상 계획된 일정을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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