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전망 낮추고 금리동결…연초엔 금리인하?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연 1.25%, 현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2%씩 낮춰 잡았다.

 

경기가 극적으로 반전되기는 어렵지만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스탠스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성장과 물가전망치가 하향조정됐으나 지난 10월에 이를 어느 정도 예상해 기준금리를 인하한 점, 그리고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 1.25%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라는 점에서 여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국내외 경제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은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모두 하향 조정했다. 지난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2%씩 낮춘 2.0%, 2.3%이다.

 

한은은 세부적으로 설비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소비도 내년 하반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망치를 수치로 놓고 보면 민간소비는 2.1%로 지난 7월 2.4%보다 줄었다. 수출도 2.4%에서 2.2%로 역시 하향 조정됐다.

 

유독 늘어난 것은 설비투자로 7월의 3.4%에서 4.9%로 확대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에 대한 투자가 개선돼 IT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은이 내년 주요 경제지표의 전망치를 이처럼 하향 조정했으나 경제주체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사뭇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4%나 줄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산업활동동향의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 순환변동치도 동반 하락했다.

 

경제가 연속선상에 있는 일종의 흐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향조정한 전망치도 과연 이뤄질까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현 상황에서만 본다면 한은의 내년 전망은 장밋빛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모종의 완화적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총재도 이와 관련, "우리 경제의 성장 회복 모멘텀(momentum)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중반에는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관련 전문기관들의 예측이고 한은도 그런 전망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 중반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전망을 세웠고 그에 맞춰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그 전제는 바로 미중무역협상의 타결과 반도체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랄 수 있는데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 만큼 내년 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커지고 있다.

 

연초 정부의 슈퍼예산 편성과 함께 기준금리도 동시에 인하함으로써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전개한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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