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알고 가입하자…종신보험은 왜 비쌀까?

종신보험은 남자 110세·여자 112세 만기의 정기보험
종신보험 만기 지속적으로 상승…빨리 가입할수록 유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생명보험은 가족사랑의 표현입니다”

 

보험사 광고나 전단지, 상품설명서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그런데 정작 생명보험이 어떤 상품인지,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의 차이는 무엇인지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 

 

단지 ‘가족사랑’이란 생각만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면 오히려 그 가족사랑조차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 가입 전에 먼저 생명보험 상품에 대해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생명보험은 크게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으로 나눠진다. 종신보험은 언제 사망해도 사망보험금이 나오도록 평생 동안 보장해주고 정기보험은 60세 만기, 80세 만기 등 만기가 정해져 있어서 그 후에는 사망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종신보험은 정기보험보다 보험료가 훨씬 더 비싸다. 왜 그럴까? 단지 보장기간이 종신이기 때문에 보험료가 높을 거라고 대충 납득하기보다 그 이유를 명확히 알아야 유익하게 보험 관리를 할 수 있다.

 

사실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은 상품 구조가 똑같다. 종신보험에도 만기가 존재한다. 단지 그 만기가 정기보험보다 더 길 뿐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만기가 없으면 우선 보험료 산출이 불가능해진다. “종신보험에 만기가 없다”는 말은 거짓임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종신보험의 만기는 경험생명표상의 최종 연령으로 정해진다. 최종 연령이란 모든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를 뜻한다. 즉, 경험생명표의 최종 연령이 110세라면 생명보험 가입자 중 그 나이에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만들어진 보험개발원 경험생명표의 최종 연령은 남성 110세, 여성 112세다. 따라서 종신보험은 남성 110세 만기, 여성 112세 만기의 정기보험인 셈이다. 

 

이를 파악하면 종신보험이 왜 정기보험보다 훨씬 더 비싼지 금방 납득이 된다. 60세 만기보다 110세 만기 상품의 보험료가 더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히 이처럼 생명보험 상품을 확실히 이해한 뒤 가입 목적까지 분명히 세우면 보다 현명한 보험 관리가 가능해진다. 

 

우선 “가장이 젊은 나이에 급사하면서 남겨진 처와 자녀 등 가족이 경제적 빈곤에 처하게 될까 염려된다”가 주목적이라면 굳이 고액의 종신보험이 필요 없다. 60세 만기 혹은 70세 만기의 정기보험이면 족하다.   

 

60세 이후는  ‘젊은 나이의 급사’라고 볼 수 없다. 그 때쯤에는 자녀들도 장성해 있을 것이므로 사후 대처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 

 

따라서 주계약으로 2000만~3000만원 정도의 종신보험을 넣은 뒤 특약에서 60세 만기 혹은 70세 만기 정기보험으로 7000만~8000만원 가량 보충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이 정도만 해도 60세 이전의 급사 시 남겨진 가족에게 1억원의 현금이 생기므로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1억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기에 보다 효율적인 보장을 추구할 수 있다. 가족사랑을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보험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굳이 보험사에 비싼 보험료를 지불할 필요는 없다. 

 

1억원 이상 고액의 종신보험은 오히려 젊은 나이의 급사 대비가 아니라 상속 재산이 많아서 상속세가 걱정되는 소비자에게 필요하다. 

 

만약 수십억원의 재산, 그것도 부동산 위주의 재산을 지닌 소비자라면 수억원이나 많게는 10억원 가량의 종신보험을 마련해두는 것도 괜찮다. 

 

부동산은 현금화가 쉽지 않기에 사망 후 자녀들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쩔쩔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보험사에서 수억원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된다면 상속세 재원 부담이 해소된다. 종신보험은 언제든, 나이 들어 사망해도 가입금액만큼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기에 상속세 재원 마련에 적합하다.     

 

또 생명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되도록 2021년까지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보통 경험생명표는 4~5년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므로 다음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는 시기는 2022~2023년경이 된다. 

 

그런데 경험생명표는 업데이트될 때마다 최종 연령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의료 기술 등의 발달로 사람이 더 오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10년 전에 비해 남성 기준 최종 연령이 6~7세 정도 올라갔다”며 경험생명표 업데이트 전 가입을 권했다. 

 

한편 생명보험사들의 사망 보장이 대부분 일반사망 보장인 데 반해 손해보험사들은 질병사망과 상해사망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사망이 질병, 상해, 자살 등 모든 원인의 사망에 대해 보장하는 반면 질병사망, 상해사망 등은 특정 원인의 사망에 대해서만 보장한다. 

 

그런데 질병사망 보험료가 상해사망보다 큰 차이로 높다. 이는 사망원인 중 질병의 비중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사망원인은 1위 암, 2위 심장질환, 3위 폐렴, 4위 뇌혈관질환 등 자살(5위)을 제외한 9개 모두가 질병이다. 

 

그만큼 질병의 비중이 높기에 질병사망 보험료가 비싼 것이다. 사실 질병사망과 일반사망을 비교해도 보험료에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따라서 의료비를 보장받기 위해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하려는 소비자는 주계약을 상해사망으로 삼는 걸로 족하며 굳이 특약에 질병사망을 넣을 필요는 없다. 사망보장이 필요하다면 생보사의 일반사망 보장을 이용하는 게 보다 유리하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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