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퍼부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제는 부작용에 주목해야"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임정빈 선임기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행진이 계속되면서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를 전후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정책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전후해 기준금리를 낮춘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무려 10여 개국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1.2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인도 중앙은행인 RBI는 지난달 4일 5.25%로 낮췄다.

 

아세안의 최대국가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같은 달 24일 기준금리를 5.0%로 낮췄다.

 

태국도 이달 들어 지난 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 10여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바레인, 쿠웨이트 등 걸프지역 국가 중앙은행들도 지난달 30일 일제히 기준금리를 인하, 연준에 보조를 맞췄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5일 0.5%포인트 내린 6.5%로 인하하면서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과 코스타리카, 칠레 등 중남미 국가 중앙은행들도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예고되었던 만큼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9월부터 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린 국가를 보면 중국과 베트남, 멕시코, 터키, 필리핀, 이집트, 파라과이, 요르단,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등 다수에 이른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은 현재 제로 또는 마이너스 금리 상태여서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러 형태의 완화정책을 펴고 있어 사실상 금리를 인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채권을 대규모로 매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일본은행은 기준금리가 아닌 비전통적 방식의 완화정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로써 글로벌 중앙은행은 미중무역전쟁의 파장에 대응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실탄을 쏟아 부은 셈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앙은행들이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잃어버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리를 계속 낮추고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권의 판단이다. 유동성 함정이 존재하면 통화정책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비전통적 완화정책도 고려해야 하지만 효율적인 재정정책과 같은 정책믹스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완화정책이 계속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난 9월 미국에서 레포(환매조건부 채권·Repo) 금리가 폭등했던 사태에 대한 경종도 나온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무작정 풀 것이 아니라 이와 관련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예전보다 세밀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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