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일제히 90% 돌파…총선 후 보험료 올릴까?

MG손해보험 손해율 158.8% 가장 높아…노동가능연한 상향 등 영향
상반기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 4184억…내년에 3~4%가량 인상될 듯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올해 9월 들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또 다시 치솟으면서 보험료 추가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 정비공임 인상 등 구조적인 문제라 미봉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 이미 두 차례 인상한 데다 총선이 멀지 않은 터라 내년 총선 후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1개 손보사의 지난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90%를 넘겼다. 모든 손보사의 손해율이 90%를 돌파한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일 만큼 이례적인 현상이다.

 

손해율이 제일 높은 손보사는 MG손해보험으로 158.8%에 달했다. 롯데손해보험도 101.6%를 기록해 두 회사는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출했다. 

 

그밖에 삼성화재(90.3%)와 현대해상(92.2%), DB손해보험(92.5%), KB손해보험(92.6%), 한화손해보험(95.4%), 악사손해보험(96.6%), 더케이손해보험(94.8%) 등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90%를 넘겼다. 흥국화재는 90%를 상회한다고만 밝혔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9월 연이은 태풍으로 인한 차량의 침수·파손 피해 등 계절적인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2월 대법원이 노동가능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면서 자동차 사고 대인 보상금이 급증했다. 또 4월부터는 사고 차량의 시세 보상 기간이 출고 이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면서 정비공임이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는 4184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1억원보다 100배 이상 급등했다. 손보사들은 연간 자동차보험 적자가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두 차례에 걸려 자동차보험료를 4~5% 가량 올렸지만 어림도 없다”며 “그 2배는 인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상 겨울철에 자동차 사고가 잦은 것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손해율은 더 뛸 일만 남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출 축소를 꾀하는 등 미봉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며 결국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올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인상한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총선이 머지않은 점도 골칫거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소비자들에게 사실상 준조세처럼 받아들여진다”며 “그만큼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정부와 금융당국이 쉽사리 인상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 전에는 보험료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심각한 건 사실이므로 총선 이후에는 정부와 금융당국도 어느 정도 인상을 용인할 것으로 손보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총선이 끝나고 내년 5~6월 즈음을 자동차보험료 인상 적기로 본다”며 “3~4% 가량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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