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계열사 KTCS 근로자, 3중 갑질·임금체불 시달려

지회 "KT 직접 실적압박" vs 사측 "부당지시 경우 제보하도록 지침"
제보했지만 그룹장·센터장이 차단…27일 규탄 대회

 






KT의 계열사인 KTCS 직원들이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이중삼중 갑질까지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의 자회사인 KTCS는 노조 지회를 결성하고, 연장근로에 따른 수당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KTCS는 컨택센터, 114, 통신유통사업 등을 하고 있는데 무선통신사업중 모바일 단말기 판매 및 가입자 유치 영업사업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노조를 결성한 KTCS 지회는 대형마트에서 휴대폰, 가전 등을 판매를 하는 파견 노동자들이 모여 설립됐다.

갑질 논란은 KTCS 근로자가 KT와 대형마트 직원의 지시를 이중삼중으로 받고 있는데서 불거졌다.
 
KTCS 파견 근로자는 KTCS의 지시와 감독만을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KT가 실제 직원관리를 하면서 이런저런 간섭을 하고 있다는 게 KTCS노조 지회측의 주장이다.

KTCS지회 이재연 지회장은 "KT 소속 직원이 영업 실적을 관리하고 있고 KTCS 직원에게 직접 실적 압박을 하고 있는데다 휴일에도 SNS로 각종 지시를 하고 보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근로자들은 KTCS와 대형마트간 도급계약으로 파견됐지만 실제 지시를 KT에서 하면 불법이다. 이에 KT가 도급으로 위장해서 연장근로수당 등 노동자에 대한 노동법상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KTCS 측은 근로자들이 KT와 KTCS, 사용자 측의 이중삼중 지시를 받고 있다는 지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측은 "근로자들은 반드시 KTCS의 지시를 받도록 지침이 돼있다"면서 "(KT나 사용자측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는) 그런 경우가 생길 경우엔 반드시 그룹장이나 파트장에게 제보하도록 소통채널을 운용해 시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CS지회측은 "대형마트에 파견돼 일하며 수 년동안 조기출근과 연장근로를 강요당해왔지만 수당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회는 "KTCS 근로계약서상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돼있지만 많은 직원이 대형마트가 문 닫을 때까지 근무하고 있다"며 "기본급과 인센티브 외엔 연장근로에 따른 체불임금이 1인당 연간 수백만원에 달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측은 이같은 지회의 주장에 대해 "통상 11시 출근, 8시 퇴근이 원칙으로 더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현장에 가이드를 내리고 있다"면서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원칙으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엔 회사에 알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연장근로수당 요청과 불법 지시 관련한 내용 역시 소통 채널로 접수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회 측의 주장은 달랐다. 이재연 지회장은 수차례 센터장과 그룹장을 통해 제보를 했지만 본사로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회장은 "센터장 등을 통해 연장근로, 갑질 등에 대해 보고를 했지만 본사 보고가 번번히 막혔다"며 본사에 제보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견 직원들은 임금체불 뿐만 아니라, KT나 KTCS외에 대형마트 등 사용업체의 갑질에도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지회장은 "KTCS지회 노동자에게 급여를 주는 KTCS의 갑질 역시 만만치 않다"면서 "지역에서 KTCS 판매직원을 서포트하는 파트장, 그룹장에게 밤늦게까지 SNS로 실적 보고를 받고, 휴무일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팀장급 관리자의 눈 밖에 나면 연고지가 없는 타지역으로 발령내거나, 파견 판매직으로 강등시키는 일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그는 "대형마트 직원이 파견직원 식사 교대 시간까지 관리해서 30분 안에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매장으로 들어와야한다"며 "1시간으로 보장된 휴게시간은 언감생심이고 식사시간도 불규칙해서 위장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가장 힘든 갑질은 대형마트에서 내일 당장 매장에서 KTCS 직원을 빼라는 요구로 KTCS는 철저히 을이기 때문에 거절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KT새노조와 KTCS 지회는 사측의 갑질, 부당행위에 대한 규탄대회를 계속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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